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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당신은 '전략적 언어'의 사용자

by 빅용가리2 2025. 8. 7.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얼마 전까지 영부인이었던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런 발언을 내보낸 TV의 보도 영상을 보면서 애니메이션 ‘슈렉’에 나오는, 애처로운 눈빛의 장화 신은 고양이가 생각나는 건 나뿐일까?

이날 모 신문은 기사에서 그분의 발언을 ‘전략적 언어’라고 표현했다. 기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김 여사 화법에서 특검 조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방어 심리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표현은 특검 수사를 받을 정도의 잘못은 없다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내려는 것이라며 동정심을 유도하거나 과도한 수사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전략적 언어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표현은 구체적 잘못이 아닌 감정에 대해 사과하는 간접적 화법이라며 예정된 소환 시간보다 10분가량 늦게 도착한 것 역시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모습으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말에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포석이 깔려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청한 심리학과 교수는 과도한 겸양 표현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죄송하다는 말이 일부 혐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게 아니라 국민 걱정을 일으킨 데 대한 도의적 사과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김 여사의 말보다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하면서 왜 검찰 조사에 늦었느냐일반 국민이라면 벌벌 떨게 마련인 기관에 늦게 나온 행동이 본심에 가까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학 심리학과 교수는 각종 혐의로 커진 비판 여론을 동정론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여사는 자신이 받는 여러 혐의에 대해 엄청난 음모나 계략은 없었다는 점을 항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국민을 상대로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목조목 혐의를 반박하는 대신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전략적 언어’는 특정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되고 쓰이는 언어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상대방의 생각,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를 활용하면 대중의 반응을 끌어내기가 쉬워진다.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을 강조하거나 부각시키는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회적 논의를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

 

전략적 언어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

(1) '세금 감면' 대신 '서민을 위한 경제 활성화 정책': 세금 감면이라는 직접적인 표현보다 '서민을 위한'이라는 감성적이고 긍정적인 수식어를 사용하여 정책의 목적을 강조하고, 유권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 '전쟁' 대신 '군사적 작전' 또는 '평화 유지 활동': 갈등 상황을 묘사할 때 '전쟁'과 같은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단어 대신 '군사적 작전'이나 '평화 유지 활동'과 같은 완곡한 표현을 사용해 군사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화한다.

 

<참고한 자료: 국민일보,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책임 피하려는 전략적 언어(2025.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