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위험과 마주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저희 집과 가까운 곳의 식당에 승용차가 돌진해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교통사고, 질병, 자연재해, 경제적 위기 등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이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머리로는 압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대비하거나 경계할 때가 되면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지요. 이것이 바로 ‘이기적 예외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이기적 예외주의는 낙관적 편향(optimistic bias)에 해당합니다. 낙관적 편향은 사람들이 부정적 사건 발생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인지 편향입니다. 이는 ‘비현실적 낙관주의’ 또는 ‘비교 낙관주의’로도 불립니다.
다시 말해 이기적 예외주의는 자신에게는 나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고,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 인지적 편향입니다. 통계적으로 교통사고 발생률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운전을 잘하니까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흡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나는 유전적으로 건강하니까 폐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편향은 진화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인간이 모든 위험을 실제 확률대로 인식한다면, 불안과 두려움에 압도되어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적당한 낙관주의는 우리가 도전하고, 관계를 맺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기적 예외주의가 과도할 때는 심각한 문제를 불러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건강 관리 소홀, 안전 수칙 무시, 재정 계획 부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회 차원에서는 더욱 심각합니다. 우리가 경험했던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나는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며 방역 수칙을 무시하거나, 기후변화에 대해 "내가 사는 곳은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며 환경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그 예입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이기적 예외주의가 집단적 특성과 결합돼 독특한 양상을 보입니다. "우리 동네는 안전해", "우리 회사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와 같은 집단 단위의 예외주의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나 각종 안전사고에서 보듯이, 집단적 안전 불감증으로 이어져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지요.
이기적 예외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먼저 이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인지 경향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의도적으로 객관적 정보를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귀 기울이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정말 내가 예외적인 존재인가? 나에게만 특별한 보호막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통해 현실적인 위험 인식과 적절한 대비책을 세울 수 있습니다.
결국 이기적 예외주의는 적당히 유지할 때는 삶의 동력이 되지만, 과도할 때는 맹목적 낙관주의가 되어 우리 자신과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건전한 회의주의와 균형 잡힌 낙관주의 사이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내리는 것, 그것이 현명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참고한 자료: 독선사회(강준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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