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

by 빅용가리2 2025. 7. 17.

 

* 우리 뇌는 최고경영자 한 명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모듈이 마치 여러 자아처럼 기능하고, 뇌의 여러 부위가 서로 소통하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뇌는 여러 모듈로 이루어진 집합체이고 모듈 각각은 서로 협력하며 다양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지요.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의 자아는 그 기능을 살필 때 여러 개의 부분 자아로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최소 7개의 부분 자아는 ▲자기보호, ▲짝짓기, ▲짝 유지, ▲친애, ▲동족 보호, ▲사회적 지위, ▲질병 회피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뇌는 불확실성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 직면할 때마다 그 상황을 가장 잘 다루는 부분 자아가 목소리를 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기쁨, 슬픔, 소심함, 혐오감, 분노 같은 감정을 주인공 라일리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여러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각각의 감정 캐릭터는 라일리의 세계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특정한 행동 및 태도를 지휘하는 통제실을 장악하려고 언쟁을 벌입니다. 감정 캐릭터 중에서 누가 통제권을 차지하게 되면 지휘 버튼을 누를 수 있고 라일리는 해당 버튼에 따라 꼭두각시 인형처럼 반응하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kH86Df2bpyg

 

 

<인사이드 아웃>에서 보았듯이 느낌과 감정은 내면에서 말다툼을 일으키고 방아쇠 역할을 하며 우리 뇌의 모듈을 활성화하고,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우리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야생동물이 야영지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두려움을 느낄 때 우리 뇌에서는 자기보호 모듈이 작동해 야영지를 버리고 달아나라고 소리를 지를 것입니다.

그런데 야영지에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어린 아들과 있는 부모라면 어떻게 될까요? 부모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자식을 걱정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주된 관심사는 자기보호가 아니라 어린 자녀를 보호하는 일이되는 것이지요. 동족 보호를 담당하는 부분 자아가 작동하면 부모는 위험을 감수하고 동물이 아이를 헤치지 못하게 막아섭니다.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분 자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실험에서 편안한 영화와 공포 영화를 보고 난 뒤에 피험자들이 자신과 다른 인종의 남자들을 사진으로 보고 어떻게 인상을 평가하는지 관찰했습니다. 남자들은 같은 사진이라도 공포 영화를 보고 나면 사진 속 인물이 분노하고 있다고 평가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공포 영화에서 받은 느낌이 자기보호 모듈을 활성화한 것으로, 인류가 동족이 아닌 사람을 경계하며 살아야 했던 시절로부터 물려받은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지요.

 

영화와 달리 감정은 어떤 기억의 구슬이 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가는지 한번 보려고 말다툼만 벌이지는 않습니다. 현실에서는 내면에서 맹렬하게 전투가 벌어진다고 볼 수 있지요. 기쁨,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은 자기 주인을 제어하기 위해 서로 다투는 각각의 캐릭터로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잠깐 사이에도 부분 자아가 바뀌어 우리의 의식을 완전히 장악하기도 합니다. 저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만, 가령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벌인 치열한 말다툼을 생각해 봅시다. 몇 시간 전만 해도 서로 따뜻하게 애정 공세를 펼쳤는데, 사소한 의견 차이가 어느새 가시 돋친 말로 상대가 저지른 잘못을 하나하나 꼽으며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그사이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두 사람 다 정신이 나간 것일까요? 로버트 라이트는 자신의 책 ≪불교는 왜 진실인가≫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와 뇌를 움직이는” 상황임이 틀림없다고 주장합니다.

 

스위치를 켜고 끄듯이 쉽게 결과가 뒤집히기도 하지만, 모듈식 구조인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여러 개의 부분 자아는 1970년대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가 벌였던 세계 헤비급 타이틀 권투 경기처럼 서로 주먹을 교환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칩니다. 한쪽이 우세를 차지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상대가 기운을 차리고 반격합니다. 이처럼 부분 자아도 의식을 차지하기 위해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이때 떠오르는 생각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한 자료: 강인함의 힘(스티브 매그니스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