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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아기의 애도

by 빅용가리2 2026. 2. 12.

 

* 이제는 20대 성인이 된 외동딸은 갓난쟁이때부터 엄마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는 껌딱지였습니다. 모처럼만에 방문하신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고생한다며 우리들이 애를 볼테니 둘이 영화라도 보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내심 불안하긴 했지만 영화표를 예매하고 지하철을 타고 갈 때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딸내미를 아무리 달래도 엄마를 찾으며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고 난감해 하셨지요. 두 사람은 하는 수 없이 영화 보기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당시엔 왜 우리 딸은 이렇게 엄마와 잠깐이라도 떨어지는 것을 못 참고 울어대기만 할까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책에서 아래 내용을 발견하곤 무릎을 쳤습니다. 다 이해가 되더군요~. 지금은 너무 늦었지만, 만약 둘째를 키운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기의 애도(哀悼,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아기는 생후 8개월이 되면 특유의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소아과 의사들은 그것을 <제9개월의 불안>이라고 부른다. 엄마가 자기 곁을 떠날 때마다 아기는 엄마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죽었다고 믿는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심한 불안감을 드러낸다. 그 나이에 아기는 세상에서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기의 애도>는 아기가 어머니로부터 따로 떨어져 있음을 의식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기는 한 몸 같은 결합을 단념하고 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기와 엄마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기는 혼자 있게 될 수도 있고, 엄마 아닌 낯선 사람들-아기에겐 엄마 아닌 모든 사람, 경우에 따라서는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모두 낯선 사람일 수 있다-과 관계를 맺어야 할 때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아기는 생후 18개월이 지나서야 어머니와의 일시적인 이별을 범상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아기가 나중에 어른이 되어 노년에 이르기까지 경험하게 될 그 밖의 많은 불안-고독에 대한 두려움, 소중한 존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적대적인 이방인과 마주칠 때의 공포 따위-의 대부분은 맨 처음 겪는 이 비탄의 연장선 위에 있게 될 것이다.

 

<참고한 자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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