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터 바른 토스트의 법칙’, 이 법칙은 우리가 잘 아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의 또다른 이름이지요. 영국 물리학자 로버트 매튜스(Robert A. J. Matthews, 1959~)는 버터 바른 빵이 바닥으로 떨어질 땐 버터를 바른 부분이 바닥에 닿게 되어 있으며, 12개의 계산대가 있는 마트에서 빨리 줄어들 것 같은 줄에 서지만 다른 줄이 먼저 줄어들 확률이 12분의 11이나 된다는 식으로 머피의 법칙을 설명했습니다. 이 법칙은 우리 속담의 “설마가 사람 잡는다”,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여기서 머피의 법칙이 태어난 유래를 살펴볼까요?
1949년 미국의 항공 엔지니어 에드워드 A. 머피(Edward A. Murphy, Jr., 1918~1990)는 항공기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개발하고 있던 미 공군의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MX981’이라고 불린 이 프로젝트는 급속한 감속이 일어났을 때의 관성력을 사람이 얼마나 견뎌낼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것이었지요. 이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고속 로켓 썰매에 탄 사람의 몸에 여러 개의 센서를 부착해야 했습니다. 머피는 이 일을 조수에게 맡겼는데, 센서를 거꾸로 부착할 가능성이 있기는 했지만, 조수가 설마 그런 실수를 하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지요. 조수가 모든 센서를 거꾸로 부착하는 바람에 테스트가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머피는 화가 나서 조수를 향해 말했다. “저 자식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싶은 일을 하면 꼭 실수를 한다니까.” 머피의 이 말은 그의 동료들 사이로 퍼져 나가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항상 잘못된다(Anything that can go wrong will go wrong)”는 이른바 머피의 법칙으로 발전했습니다. 여기엔 미국 작가 아서 블로크(Arthur Bloch, 1948∼)가 한몫했지요. 그는 1975년부터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관련 이야기들을 모은 책 시리즈의 하나로 『Murphy's Law, and Other Reasons Why Things Go Wrong!』를 출간하면서 머피의 법칙 전파에 기여했습니다.
머피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유명해지면서 같은 원리를 다른 상황에 적용한 신종 머피의 법칙들이 마치 속담처럼 여기저기에서 생겨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DJ. DOC가 1995년 5월 같은 이름의 노래를 발표해 큰 인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Ye_nQkA2bA
머피의 법칙에서 파생된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게 잘 돌아간다 싶으며, 틀림없이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가 해결될 때마다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된다.>
<무언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이거나 상스러운 것이다.>
<줄을 서면 언제나 옆줄이 빨리 줄어든다.>
<진짜 괜찮은 남자나 여자에게는 이미 임자가 있다. 만약 임자가 없다면 무언가 남들이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건 너무 멋져서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싶으면, 십중팔구 사실이 아니다.>
<이러저러한 장점을 보고 어떤 남자에게 반한 여자는 몇 해가 지나면 대체로 그 장점들을 지겨워하게 된다.>
<이론이 있으면 일은 잘 돌아가지 않아도 그 이유는 알게 된다. 실천을 하면 일은 돌아가는데 그 이유는 모른다. 이론과 실천이 결합되면 일도 돌아가지 않고 그 이유도 모르게 된다.>
1997년 머피의 아들은 머피의 법칙에 관한 논문이 실린『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편지를 보내, 아버지 머피는 조종사의 안전을 위해 아주 낮은 확률의 사고라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완벽주의자로서 머피의 법칙은 일상사의 불운을 다룬 법칙이 아니라, 혹시 벌어질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자는 뜻에서 제안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세상 사람들이 머피의 법칙을 주로 일상사의 불운을 다룬 법칙으로 많이 쓰는 걸 막을 순 없었습니다.
머피의 법칙과 상반되는 ‘샐리의 법칙(Sally’s Law)’도 있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어 비누 광고에도 출연했던 멕 라이언(Meg Ryan) 주연의 영화 <해리가 세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1989)의 여주인공 이름을 딴 법칙이지요. 잘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항상 잘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줄임말로 하면 ‘될놈될 안될안(잘될 놈은 잘 되고 안 될 놈은 안 된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일어날 확률이 1%밖에 되지 않는 나쁜 사건이 계속 벌어지면 머피의 법칙에 속하고, 일어날 확률이 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좋은 사건이 계속되면 샐리의 법칙에 해당합니다.
‘샐리의 법칙’과 비슷한 ‘이프롬의 법칙(Yhprum’s Law)’이란 것도 있습니다. Yhprum은 Murphy의 철자를 거꾸로 한 것이지요. 하버드대학 경제학자 리처드 젝하우저(Richard J. Zeckhauser, 1940 ~ )가 명명한 것으로 “작동하지 않아야 마땅한 시스템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동할 때가 있다(Sometimes systems that should not work, work nevertheless).”는 법칙입니다. 좀 더 대중적인 버전은 “잘될 일은 잘되게 되어 있다(Everything that can work, will work).”입니다.
일반적으로 머피의 법칙을 반박하는 이들은 공교롭게도 일이 잘 안 풀린 경우나 아주 재수가 없다고 느끼는 일만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른바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이 당황했거나 손해를 본 경험은 오래 기억하기 마련이고, 또 그래서 쉽게 기억나는 일일수록 그 일이 일어난 확률을 높게 매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참고한 자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생각의 문법(강준만 지음)>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냄새로 만나는 '프루스트 효과' (6) | 2025.09.15 |
|---|---|
|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생각하는 '비자살적 자해' (2) | 2025.09.09 |
| 우리 사무실에도 '오피스 빌런'이 살까요? (8) | 2025.09.02 |
| <세계 10대 음모론> (11) | 2025.08.29 |
| 쳐다봐도 시비에 걸리지 않는 시선 처리법 (5) | 2025.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