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위험에 처했을 때 본능적으로 취하는 반응은 흔히 3F로 요약됩니다. 이 3F는 정지(Freeze), 도망(Flight), 투쟁(Fight)입니다.
정지(Freeze)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못하는 반응입니다. 도피(Flight)는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도망치는 반응을 말하죠. 투쟁(Fight)은 말 그대로 위험에 맞서 적극적으로 싸우거나 저항하는 반응입니다.
이러한 3F 반응은 생존을 위한 자동적이고 본능적인 신경계의 반응으로 인간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정지반응은 잡히면 '죽은 척'하는 주머니쥐의 행동과도 유사합니다. 오포섬(opossum)이라 불리기도 하는 주머니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 서식하는 유대류 동물로 주머니가 있으며, 겁이 많고 위협을 받으면 죽은 척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는[모르는] 척하다’라는 표현인 ‘play possum’이 생겼지요.


실제로 1999년 미국의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사망자 15명, 부상자 24명)과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사망자 33명, 부상자 29명)에서 학생들은 치명적인 공격자에게 대응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정지반응을 보였습니다. 살인자로부터 몇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지하고 죽은 척함으로써 일부 학생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움직임을 멈추면 다른 사람에게 거의 보이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세계의 모든 군인과 경찰, 스와트(SWAT: 1962년 창설된 미국의 경찰특수기동대) 요원들이 배우는 전략입니다.
이처럼 정지반응은 원시인으로부터 현대인에게 전수됐으며, 오늘날 위협이나 위험에 대한 최우선적인 방어 방식으로 남아 있습니다.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완전 초보시절 네거리에서 황색에서 적색 신호로 바뀔 때 좌회전하다가 나도 모르게 도로 한가운데에서 차를 멈추었다가 마침 그 자리에 근무 중이던 교통경찰관에게 적발되어 금융치료(신호위반 범칙금+벌점 처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 차가 멈추자 반대 차로에서 오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쌍라이트를 켜는 바람에 등골이 오싹했었지요. 지금은 학습효과가 있어서 비슷한 상황이 되면 빠르게 교차로를 벗어납니다.
<참고한 자료: FBI 행동의 심리학(조 내버로 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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