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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올림픽에서 동메달이 은메달보다 행복해?! 간발 효과

by 빅용가리2 2025. 4. 1.

미국의 심리학자 빅토리아 메드벡 연구팀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시상식 표정을 분석했습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가 가장 환하게 웃었죠. 그런데 흥미롭게도 2위인 은메달 수상자보다 3위인 동메달 수상선수가 더 기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메드벡은 "기쁨은 절대적인 성적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누구와 비교하느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와 자신을 견주며 '아쉽다'고 느끼는 반면 동메달을 딴 선수는 아깝게 메달을 놓친 4위 선수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칫하면 메달을 못 딸 수도 있었는데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한 것이지요.

<출처: 어린이조선일보(2010. 2. 22.)>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자인 아모스 티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은 '간발의 차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간발(間髮)’은 머리카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틈을 의미하며,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합니다. 은메달 수상자는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고 생각하지만, 동메달 수상자는 간발의 차이로 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간발의 차이로 무엇인가를 하지 못할수록 더욱 연연해 하고 그것이 이후의 행동, 심지어 인생 전반에 영향을 주는 현상에 '간발 효과(nearness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런 심리를 이용한 광고가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1996년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당신은 은메달을 딴 게 아니라 금메달을 놓쳤다(You Don't Win Silver. You Lose Gold)'라는 도발적인 광고 문구를 선보였습니. 나이키는 "'더 노력하자'는 메시지"라고 설명했지만, 상당수 소비자는 "금메달만 의미 있다고 강조하는 편협한 광고"라고 반발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nLCeXMHzBs

 

사람들은 때로 만일 내가 그때 다른 걸 선택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시험, 결혼, 특정 주식 매매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정답 하나 차이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던 고등학교 수학 시험이 아직도 악몽처럼 떠오릅니다.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는 것, 즉 사실에 반대되는 대안(counterfactual alternative)을 음미하는 것을 사후 가정 사고라고 합니다. 사후 가정 사고는 간발 효과가 있을 때에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사후 가정 사고는 상향적(upward) 사후 가정 사고하향적(downward) 사후 가정 사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향적 사후 가정 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좋은 상황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때 주식을 팔았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올렸을 텐데’, ‘그때 그런 심한 말을 그녀에게 하지 않았으면……’).

반대로 일어난 일이 더 나쁘게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가정하는 것이 하향적 사후 가정 사고입니다. 상향적 사후 가정 사고는 비판적 사고에 가깝고, 하향적 사후 가정 사고는 낙관적 사고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사실을 더 좋은 결과와 비교하는 상향적 사후 가정 사고는 잘못된 선택이나 행동에 대해 분석하고 반성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하향적 사후 가정 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나쁜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현재 상황을 보다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를 들어, 회사 업무에서 기대한 성과를 올리지 못한 사람이 그래도 프로젝트 결과가 최악은 아니야. 이만하면 다행이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참고자료: 이동귀의 심리학 이야기(조선일보, 2019. 3. 29.), 생각의 문법(강준만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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